함께 생각해봅시다

“ 신실함이 있는 입 ”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4-01 14:38
조회
973
“ 신실함이 있는 입 ”

오래전, 미국에 살 때 아이들과 바다 생물을 구경하러 간 적이 있다. 그날 유명한 ‘범고래 쇼’가 열렸다. 조련사들의 지시에 따라 커다란 고래가 점프를 해 보이며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다들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 있는데 순식간에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어디선가 펠리컨 한 마리가 나타났고, 그것을 본 범고래가 갑자기 야수로 돌변해서 펠리컨을 덮친 것이다. 조련사의 지시를 따라야 할 범고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길들여지기 전의 본성을 따라 펠리컨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게다가 피 냄새를 맡은 다른 고래들까지 달려들어 서로 펠리컨을 먹겠다고 난리였다. 조련사들도 그 상황을 제어할 수 없었다. 그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제대로 조련되지 않으면 정말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 길들여지지 않은 것들은 정말 위험하구나!’ 진정한 성숙은, 진정한 영성은 언어의 영성과 비례한다.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로 우리의 영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입 속의 혀는 도끼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 잘 쓰면 복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되기 때문이다. ‘말이 입 안에 있으면 내가 말을 지배하고, 말이 입 밖에 있으면 말이 나를 지배한다.’라는 유대 격언도 있다. 혀를 얼마나 잘 다스리고 훈련하느냐가 곧 그의 성숙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입술을 지키는 것, 그것은 영성을 지키는 거룩한 행위다.

'언어의 영성' 중에서